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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리뷰

김지연 (케이)- I go (2019) 리뷰

맞지 않는 옷의 비애

https://www.youtube.com/watch?v=64aRu2Lx43w

 

 

컨셉과 방향성이 확실하다. 디즈니 OST나 뮤지컬에서 보이는 작법-처음에는 여리고 나약하게 시작하다가, 악기를 추가시키고 멜로디도 상승하면서 끝에는 웅장하게. 레릿고 레릿고  거기에 희망을 노래하는 가사까지.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독이 되고 말았다. 후반부로 갈수록 아티스트가 곡을 주도하지 못하고 스트링편곡으로 치고나오는 곡을 힙겹게 따라간다. 편곡은 웅장해지고 음은 높아져만 가는데 아티스트가 그 모든 상승의 꼭대기에 있지 못하고 음을 간신히 소화하면서 곡을 이어간다. 자연스럽게 희망을 노래하는 가사의 의미도 퇴색되고, 김지연이라는 보컬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보여주지도 못한다. 

 

처음에는 편곡의 실수인가 싶었지만, 본질적으로 보컬이 가지고 있는 장단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프로듀싱한 책임이 크다. 곡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케이의 솔로가수로서의 첫 발걸음은 웅장하지도, 희망차지도 못하게 되었다.

 

*위의 영상은 어쿠스틱편곡의 I Go이다. 편곡에 힘을 뺀 이 버전이 보컬에게 훨씬 더 잘 맞는 옷이라는 생각에 더욱더 안타까울 뿐.